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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핑쿠젤리]안녕,루피(2) / 아깽이접종시 유의사항
    집사네 고양이/지디X건담X겨울 2017. 4. 2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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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저번 포스팅에서 끝맺지 못한 루피와의 이별이야기와 아깽이들 예방접종시 유의해야 할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http://bbangdaeng2.tistory.com/4

    (↑↑안녕,루피 1편 보러보기↑↑)


    전 정신없이 루피를 품에 안고 병원으로 뛰쳐들어갔어요. 미리 전화를 한 탓에 원장 두 분은 입구부터 저와 루피를 기다리고 있다가 루피를 바로 처치실로 데리고 들어갑니다. 처치실에서는 '냐오'거리며 괴로워하는 루피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원장선생님이 나오며 "루피의 맥이 굉장히 약하네요. 아무래도 범백이나 다른 바이러스 검사를 해봐야 할 거 같습니다."라고 합니다. 저는 뭘 해도 좋으니까 제발 살게만 해달라며 울며 애원했어요.


    원장은 다시 처치실로 들어가시곤 한참 뒤에 나와서 아무래도 힘들 거 같다고... 범백과 바이러스 검사는 음성이지만 애가 자꾸 혈변을 싼다고, 분변검사도 해봐야겠다며 다시 처치실로 들어갑니다. 또 잠시 후 원장이 처치실에서 "보호자님 들어오세요" 하더군요. 자꾸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떨리는 마음을 겨우겨우 가라앉히고, 루피에게로 갑니다. 제발 괜찮다는 말을 해주길 바라며 말이죠.


    그렇게 들어간 처치실에 누워있는 루피는 그대로 아주 약간은 정신을 차린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한쪽 팔에는 반창고로 테이핑 되어있었고, 다른 한쪽 팔에는 링거를 맞고 있더군요. 그 짧고 작은 다리에 링거를 맞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안쓰럽고 짠하던지... 이윽고 원장이 이야기하기를 루피가 너무 작아서 혈관 찾기가 힘들어 살을 째고 혈관을 억지로 찾아 링거를 꽂았기 때문에 나중에 상처가 남을 수 있다고 하셨고, 애가 거의 죽어가는 상태라서 뇌까지 괴사가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뇌질환도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전 루피가 살아있어주기만 한다면 양쪽 다리에 상처가 크게 있던지 장애냥이가 되던 죽을 때까지 사랑으로 키우겠다 루피를 처음 데려온 순간부터 다짐을 한터라 제발 살려만 달라고 이야기했어요.


    저의 이런 기도가 통했는지 기특한 우리 루피는 기력을 찾아갔고, 원장 역시 기적이 일어났다며, 한 시간만 늦었어도 처지를 못했을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분변검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양이의 장에는 좋은 균과 나쁜 균이 적절하게 있어야만 건강하게 변도 보고 그러는데, 루피에게는 그 좋은 균이 거의 없다고 하더군요. 이 경우 루피가 사람 약 같은 걸 주워 먹지 않은 이상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 증상이라고 하더군요. 뭐 그 이외에도 갑자기 아픈 경우는 다양하지만 우선 내일 기력이 회복되면 제일 먼저 내시경 검사부터 진행하자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갑자기 의문이 들었어요. 지디와 루피의 격리를 위해 루피에게는 따로 방을 줘서 그곳에 화장실이고 사료고 잠자리고 몰아서 마련을 해줬기에 힘들어도 이틀에 한 번은 매일 쓸고 닦으며 굉장히 신경을 썼었고, 화장실 청소는 아침저녁으로 해왔는데 그런 곳에서 사람 약이 뒹굴어 그걸 루피가 주워 먹었다니... 하지만 병원에서 이야기하는 사람 약 역시 루피와는 전혀 다른 공간에 있었고, 그곳은 루피가 단 한 번도 출입을 해본 적이 없는 공간이었습니다. 뭐 모든 일이 의문투성이였지만 우선 루피가 깨어났다는 사실만 생각했어요.


    제가 회복실로 들어가니 루피가 바로 알아보고 냐옹냐옹하며 한 걸음씩 다가오며 찾는데 정말 나 때문에 아픈 거 같아 미안하기도 한편으로는 기특하기도 하더군요. 마음 같아서는 밤새 내내 루피의 옆에 붙어서 지켜봐 주고 싶었으나 병원 문이 닫히니 어쩔 수 없이 루피의 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원장 한 명이 새벽에 나와 루피를 계속 지켜볼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저를 돌려보내더군요.


    이렇게 루피 없이 집으로 돌아온 저는 거의 잠도 못 이룬 채 아침을 맞이했고, 병원에서 오는 연락 만을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9시 30분이 되자 전화벨이 울렸고, 저는 곧장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제 그렇게 힘내서 살아줬으니 희망적인 이야기만을 기대하던 저에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말은 "루피가 결국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말았네요"


    밤새 내내 기도하고 또 그렇게 기도했건만... 저는 점심시간 때 루피를 보러 가겠다 하고 우선 오전 근무를 합니다. 근데 눈물이 계속 터져 나와 일이 제대로 손이 안잡힙니다. 그렇게 오전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게 점심시간이 되었고 곧바로 루피가 있는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병원에서 말하길 자기들이 새벽에도 나와 케어했지만 오전에 나와보니 또 한 번의 혈변을 누고 결국 정신을 못 차린 채 그렇게 떠나간 거 같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어린 고양이의 경우 한두 번의 설사를 못 견디는 경우가 많고, 루피의 경우 어제 그렇게 잠시나마 기력을 되찾은 거 자체가 기적이라며. 특히나 루피는 다른 어린 고양이보다 작고 약했던 상태라 아마 견디지 못했을 거라 합니다. 그렇게 약해 보였다면 접종 주사도 놓아주지 말 것이지.. 어차피 항상 이곳을 이용하는데 당장 보이는 돈 몇 푼이 뭐라고 모험까지 해가며 그 작은 어린아이에게 주사를 놓은 건지. 그리고 난 어째서 무지하게 루피를 건강하게 해줄 거라며 병원으로 향했는지... 이 모든 일이 후회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이미 루피는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였기에 더 이상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죽은 루피는 묻어 줄 개인 소유지의 땅이 없었고, 고양이 개인 화장을 찾아볼 정신이 없었기에 병원에서 제안한 고양이 합동 화장을 하기로 결정했고, 병원 측에서는 큰 선심이나 쓰는 듯 입원비와 화장비는 자신들이 부담하겠다 하더군요. 이때는 사실 루피가 떠났다는 슬픔이 너무나 거대했기 때문에 남은 검사비를 결제하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병원의 잘못된 판단과 무지한 저 때문에 소중한 생명의 빛이 사라져버렸습니다.


    힘없이 집에 돌아오니 루피에게 약간은 마음을 열었던 지디는 루피가 있던 방을 열어주자 킁킁거리며 자꾸 야옹야옹 루피를 찾습니다. 사람이 아닌 고양이도 잠시나마 함께 살았던 가족은 잊지 못하나 봅니다. 저 역시 루피가 좋아하던 자리만 봐도 마음이 찡해져 괜히 "루피야~" 불러보기도 했어요. 그날 밤 침대 위 바로 옆에서 잠을 자고 있는 지디도 혹시 잘못 됐을까 봐 자고 있는 아이를 몇 차례 흔들어 깨우기도 하고 그렇게 울다자다를 반복하며 당장이라도 뛰어나올 거 같은 방문 밖만 쳐다보았어요. 루피를 떠나보낸지 1년도 넘었지만 지금도 어딘가에서 뛰어나와 날 놀래주고, 애교도 부리고 할거 같아요.


    끝까지 삶의 끈을 놓지 않으려 힘을 내줬던 내 귀여웠던 아이 루피. 집사의 삶이 끝나면 그동안 함께했던 반려동물들이 데리러 나와준다던데, 아주 먼 훗날 루피도 저를 그렇게 반겨주면 좋겠어요. 그래야 지금 함께했을 때 못 줬던 사랑을 줄 수 있으니 말이죠.


    저처럼 이렇게 어이없고 슬픈 일을 당하지 않으시려면 아깽이 접종시 꼭 신경 쓰셔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아깽이 예방접종은 너무 어릴 때 하면 좋지 않아요. 적어도 2개월 중후반부터 3개월 초에 시작하는 편이 안전하게 접종을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해요. 그 이유는 생후 2개월 정도까지는 어미 냥이에게서부터 받은 항체가 몸에 남아있는데, 이 항체가 접종시 몸에 들어오는 성분과 합쳐지면서 안 좋은 상황에까지 이른다고 해요. 근데 루피와 같이 작고 어린 고양이들은 4개월쯤 돼서 시작해도 된다고 합니다. 접종시 항체를 생기게 하기 위해 그 병균을 몸에 조금 넣어 되는데, 이때 면역력이 약한 상태라면 오히려 그 병에 걸리게 돼서 안 좋은 상황이 생기게 된다고 해요. 


    그리고 고양이가 1차 접종을 할 수 있는 최소 몸무게는 450g이지만 기본 500g이상은 넘어야 병원에서도 접종을 해준다고 해요. 하지만 병원에 따라 1kg 이하의 아기고양이는 접종 거부를 당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이가 너무 작으니 좀 더 큰 다음에 접종을 하자면서 말이죠. 지디의 경우 굉장히 건강한 편이라 3차 접종할 때 몸무게가 2kg 이상 되었던 걸로 기억해요. 하지만 이 정도의 몸무게가 나가는 지디도 접종하고 난 후 한동안 기운이 없기도 해요. 그렇지만 루피의 몸무게는 겨우 338g. 이런 작은 아이에게 주사를 놓겠다고 생각한 자체가 동물병원으로써의 자격 박탈 아닌가요. 후에 그 병원에 대해 알아보니 이곳은 강아지들은 잘 진료하지만 고양이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루피 말고도 다른 고양이들의 생명을 많이 빼앗은 곳이라고 하더군요.


    요즘은 반려동물의 수가 많아지면서 그만큼 동물병원의 수도 많아졌어요. 하지만 그 수많은 동물병원을 다 가보지 않은 이상은 어느 병원이 좋고 나쁘고는 알 수 없어요. 어떤 사람은 그 분야에 대해 지식이 풍부하거나 경험이 많은 곳을 좋은 병원이라고 하기도 하고, 또 다른 어떤 사람들은 동물을 애정을 갖고 진심으로 진료해주는 곳을 좋은 병원이라고도 합니다. 물론 맞는 말이에요. 하지만 이런 병원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잘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한 가지만은 꼭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건 바로, 동물을 돈으로 보지 않는 거죠. 


    동물들은 자신이 아프다고 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표현을 해주는 것도 아니에요. 그래서 주인들은 애가 어디가 정확히 불편하고 아픈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동물병원으로 향합니다. 이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에요. 하지만 몇 푼 안되는 돈 때문에 가족과도 같은 동물들에게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검사를 받게 한다던가 무리해서 약을 쓴다던가 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져야 한다 생각해요. 그래야 가족과 같은 동물들이 목숨을 빼앗기는 일이 없죠. 동물들은 아무런 죄가 없어요. 죽으면 불쌍할 뿐이고, 남은 가족들은 오랫동안 슬픔에 힘들어해야 하죠. 


    반려동물들을 가족으로 맞이하기 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동물병원들의 양심도 굉장히 중요하다 생각됩니다. 어느 누구도 다시는 저와 같이 슬픈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긴 글을 마칩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사랑스러웠던 고양이 루피가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길 빌어주세요.


    감사합니다. 


    [루피가 처음 집에 왔을때]


    [1차 접종을 위해 병원을 가던 모습]


    [조금씩 가까워졌던 지디와 루피]



    [작고 귀여웠던 내 고양이 루피야. 짧았지만 너와 함께 했던 순간은 정말 행복했어.]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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